저작권침해 실제사례 :외주 맡겼다가 형사처벌?
[참고 판례]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4고단518 (2025.4.16.)
대구지방법원 2025노1297 (2026.1.13.)
적용 법령: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벽화 하나가 형사사건으로
안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사장은 벽화 작가에게 의뢰를 넣었습니다.
“호랑이와 까치가 그려진 벽화를 음식점 내부에 그려주세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벽화 작가는 인터넷에서 호랑이 이미지를 검색해 자료를 모은 뒤 벽화를 완성했고, 음식점 내부 벽면에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작가 C씨의 팬이었던 손님들이 벽화를 보고 원작과 너무 닮았다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제보가 이어져 결국 사건은 수사기관까지 가게 되었고, 벽화 작가는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작가 C씨가 호랑이 작품으로 유명해진 것은 알고 있었고, 당시 그 저작물을 보았다. 작가 C씨의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보았던 것이 기억난다."
작가 C씨(원작자)는 어떤 사람인가
작가 C씨는 '대한민국에 마지막 살아남은 호랑이'를 주제로 2018년부터 1년에 걸쳐 디지털 회화를 완성했습니다.
정면을 응시하는 호랑이 얼굴에 파란색·분홍색·노란색·보라색·초록색을 교대 배치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적 색채로 호랑이를 표현
나비 네 마리를 호랑이 얼굴 위에 배치
한국시각예술저작권협회에 저작권 등록까지 마친 작품이었습니다. 신년 인사회 배경으로 사용됐고, 유명한 00일보에도 보도까지 됐습니다.
법원이 표절로 본 이유: 색상·줄무늬·명암까지
벽화 작가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민화 '까치와 호랑이'를 기준으로, 작가 C씨 작품과 팝아트를 참고해 그렸다.”
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한 3가지 근거
비교 요소 | 작가 C씨 원작 | 벽화 |
|---|---|---|
줄무늬·콧수염 색상 | 검은색 줄무늬, 흰색 콧수염 | 동일 |
전체 색채 체계 | 파·분홍·노·보·초록 교대 배치 | 파·주황·노·보·초록 교대 배치 |
세부 묘사 | 줄무늬·점·주름의 모양·위치·개수, 좌측 어두운 명암 |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 |
벽화에는 나비 대신 호랑이 꼬리와 까치가 추가됐고 페인트가 사용됐습니다. 법원은 이 차이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벽화에서 전체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에 비추어, 위 호랑이 부분을 압도하지 못하는 사소한 부분에 불과하다.
내용증명 받고 9개월 방치 : 그게 유죄가 됐다
원작 작가 C씨의 법률대리인이 음식점 사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이 벽화를 영리시설인 음식점에 전시하는 행위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즉시 전시를 중단하고 무단 복제한 물건들을 전량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불이행 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에 음식점 사장이 한 일은 두 가지였습니다.
벽화 작가에게 "저작권 침해가 맞느냐"고 물었다 → "침해가 아니다"는 답을 받았다
작가 C씨 측에 "대금을 지불하고 의뢰한 것일 뿐이므로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언뜻 보면 대응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법원이 주목한 건 하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저작권 전문가에게 확인을 구하거나, 유사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토한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해충돌이 있는 당사자, 즉 벽화를 그린 작가에게 물어서 "문제없다"는 답을 받은 것은 전문가 확인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벽화는 그 상태로 9개월 넘게 벽면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원의 판단은 명확했습니다.
음식점 사장은 미필적으로나마 작가 C씨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이 벽화를 지속적으로 전시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림 한 장, 두 사람 모두 징역형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은 벽화 작가와 음식점 사장 둘에게 같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1심: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4고단518)
적용 법조문: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저작재산권을 복제·전시 등의 방법으로 침해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법원이 불리하게 본 사정
두 사람 모두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잘못을 부인
현재까지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 없음
작가 C씨는 불면증을 겪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끝까지 엄벌을 요청
피고인들은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형이 바뀌었습니다.

2심: 벌금 각 1,000만 원 (대구지방법원 2025노1297)
유죄 판단은 그대로였습니다.
피고인 A가 항소심에서 자백·반성하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이 감형 이유였습니다.
※참고로, 영리를 목적으로 한 저작권 침해는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을 완전히 피할 수 없는 비친고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는 무죄(공소기각)가 아닌 벌금형 감형 사유로만 작용했습니다.
외주 맡겼어도, 내용증명 무시해도 처벌받는다
외주를 맡겼으니 나는 모른다 → 통하지 않는다
음식점 사장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돈을 내고 의뢰했을 뿐입니다. 내용증명이 도착한 순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저작재산권 침해죄의 고의는 확정적 인식일 필요가 없습니다. '저작권 침해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한 채 전시를 이어갔다면, 그것으로 미필적 고의가 성립합니다.
-대법원 2006도4334 판결
즉, 의뢰인도 전시자로서 법적 책임을 집니다.
내용증명에 반박했으니 됐다 → 면책이 되지 않는다
음식점 사장은 벽화 작가에게 물어서 "침해가 아니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이를 "전문가 확인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봤습니다. 이해충돌이 있는 상대방의 답변은 면책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라면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내용증명을 받은 경우
외주 제작물의 저작권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경우
이 사건에서 음식점 사장이 한 일은 제작자에게 묻고, 내용증명을 보낸 것뿐이었습니다. 법원은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전문가 확인 없이 방치한 것 자체가 유죄의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초기 대응이 처벌 여부를 가릅니다. 자칫 방치할 경우 형사처벌의 전과가 남는 것은 물론, 막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내용증명 수령 직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그 초기 대응 전략을 함께 검토합니다. 저작권 분쟁 내용증명을 받으셨다면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외주 계약서에 "저작권 책임은 작가에게 있다"고 써두면 의뢰자는 안전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서 면책 조항은 의뢰자가 작가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피해 저작권자가 의뢰자를 상대로 민사 청구하는 것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형사처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자는 "작가에게 맡겼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전문가 확인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Q2. 형사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이 동시에 청구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저작권 침해는 형사(저작권법 위반)와 민사(손해배상)가 별개로 진행됩니다. 형사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았더라도, 피해자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추가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즉, 벌금 1,000만 원이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Q3. 외주를 맡기기 전에 저작권 침해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완벽한 방법은 없지만,
① 작가에게 원본 스케치·제작 과정 자료를 요청해 직접 창작 여부 확인
② 유사 이미지 역검색(구글 이미지 검색 등)으로 기존 저작물과 비교
③ 납품 전 저작권 전문 변호사 검토 의뢰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 사건 법원이 지적한 "전문가 확인 조치"가 바로 ③에 해당합니다.
이 글은 실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적 판단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